결이 삭기를 기다리기만 합니다 그대는 무책임하…

결이 삭기를 기다리기만 합니다 그대는 무책임하다 힐난하겠지요 먼저 손 내밀며 웃을 수는 없느냐고 서운해 하시겠지요 다만 기다립니다 화단을 버르집은 강아지처럼 화병을 깬 고양이인 양 구석에 웅크려 기다리만 합니다 털끝만 건드려도 와르르 무너질 심사를 애써 감춘 채 그대의 결이 삭기만 기다립니다 기다림은 나만의 형벌 내가 고안한 가중처벌인 까닭입니다 사소한 자책들도 나만의 일이어서 무시로 그대를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대라는 호수를 돌며 결빙이 풀어지기를 기다립니다 봄이 해결한 일인지 내 기다림의 결실인지 판정은 매번 유보됩니다 그대도 나도 판관이 아니라 피의자라고 억지를 부려봅니다 선입견을 버리고 가만 들여다보면 측은하지 않은 사람 없습니다 돌려세워 마주 보면 상대의 눈에 일렁이는 마음을 읽으면 포옹하지 않아도 될 사람 없습니다 내 자신도 그러하기 때문입니다